이사 온 지 2달이 됐습니다.
집을 짓겠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호기심을 보이며 물어옵니다.
주택에서 사니까 좋아?
어떻게 지었어?
우와~부자네~~
좋습니다. 아파트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.
문만 열면 바로 산책을 갈 수 있습니다.
와이프가 이웃 집 텃밭에서 고추 몇 개 가져와 요리를 합니다.
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그러냐며 부담없이 가져가 먹으랍니다.
비오는 날 부추전을 부쳐서 주변에 돌렸더니 접시에 호박이며 가지가 잔뜩 담겨 돌아옵니다.
주택에서 사는 거 좋습니다.
행동으로 옮기면 됩니다.
주택에서 살고 싶은데 땅 사고 집지으려면 돈이 한참 부족해 ...라면서 망설이고 있다면 절대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.
결심했다면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. 방법은 많이 있습니다.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.
안타깝게도..... 저는 부자가 아닙니다.
집은 가장 편한 곳이어야 합니다. 굳이 으리으리하고 거대하게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.
우리 집 가족 구성원과 필요에 맞춰 지으면 됩니다.
아파트에 살 때보다 지금이 삶의 만족도가 훨씬 큽니다.
하루하루가 재밌습니다.
가끔씩 이게 꿈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.
두 달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에 살았었는데 그 사이 우리가 꿈꾸던 집이 현실이 되었으니까요.
만약 집을 짓는 와중에 옥신각신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그래서 괜히 집 짓는다 했구나하고 후회했다면 지금과 같은 만족감은 못 느꼈을 겁니다.
새 집에 입주해서 살면서 이런 저런 하자에 시달린다면 또한 역시 마찬가지로 후회했을 지도 모릅니다.
착공해서 완공, 준공까지 코에코와 함께하면서 맘 고생하고 언성을 높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.
단 한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.
그래서 집 짓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. 제가 참 인복이 많은 것 같습니다.
설계를 맡아주신 정형준 실장님도 고맙고, 인테리어를 맡아주신 양병수 대리님도 고맙습니다.
그 중에서도 가장 고마운 분은 현장을 관리하고 조율해주신 채도훈 대리님입니다.
볕에 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조심조심 말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.
참..고맙고 미안합니다. 밥 한번 제대로 못 사준 것이 마음에 걸리네요.
집 짓기 전에는 집 짓는 일이 참 큰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다 짓고 살아보니 아~ 그거! 할만하네 이런 생각이 듭니다.
꿈꾸던 집을 즐겁게 지을 수 있게 해 준 코에코에 거듭 감사드립니다.



